단단해진 내 성기가 그의 손을 유혹했다. 슬쩍 그의 사타구니 사이를 곁눈질해서 보았다. 크기의 변화가 없어 보였다. 아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뭔가 허전해 보였다.
“저 사실 고추가 없어요.”
오른 손을 나한테 맡긴 채 왼손에 쥔 종이컵만 홀짝이던 기사가 내 실망한 표정을 훔쳐보기라도 한 듯 커밍아웃을 해버렸다.
“네? 무슨……”
나는 그의 손을 내 사타구니 안쪽으로 끌어오려다 말고 멈칫하며 고개를 돌려 그의 옆면을 빤히 쳐다봤다. 그의 당혹스러운 말에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눈가의 주름과 둥근 볼을 타고 턱으로 이어진 그의 구렛나루가 섹시하다는 생각을 멈출 수는 없었다.
“발기할 수 있는 성기가 없다구요.”
“그럼……”
나의 왼손은 그의 오른손을 놓아야할지 말아야할지 몰라 어중간하게 잡고 있었는데 그가 남자답게 손을 빼내었다. 고마웠다. 곧바로 오래전에 비워버린 종이컵을 내 오른손에서 빼앗아 갔다. 또 고마웠다.
“네, 전 트랜스젠더, FTM이에요.”
그는 두 개의 종이컵을 겹치면서 말했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 그 종이컵들은 그의 통통한 손 안에서 구겨졌다. 좀 전에 잡았던 그 손의 감촉을 되뇌었다. 그 역시 한 동안 침묵을 지키다 속 깊은 고백을 시작했다.
“우리 엄마는 늘 그러셨죠. 제가 고추를 당신 뱃속에 떨어트리고 태어났다며 안타까워 하셨죠. 저 역시 잃어버린 고추에 대한 기억을 날조하며 늘 그리워했죠. 그래서 평생 그걸 찾으러 다니려고 택시기사가 되었어요.”
농담인 듯 진담처럼 얘기하던 그는 그제서야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며 얼굴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눈가의 주름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는 생물학적으로는 분명 여자였다. 그러나 머리카락은 나보다 짧았으며 구렛나루와 턱수염을 길렀지만 그리 길지 않았고 딱 보기 좋게 다듬어져 있었다.
“부럽네요.”
긴 침묵을 깨고 건넨 나의 첫 마디 말이었다.
“네?”
“아, 아니에요.”
이번에는 그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부러웠던 건 그의 눈가 주름도 또 구렛나루도 아니었다. 그가 몰고 있는 택시도 물론 아니었다. 그건 자신한테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애타게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였다.
“그럼 종로에 오신 것도 그걸 찾으려고?”
“네, 근데 대신 손님을 찾았네요. 허허.”
그는 예의 그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웃음소리가 약간 하이 톤이다.
“아니죠. 제가 기사님 택시를 찾은 거죠.”
“아, 그런 건가요? 음……, 아닌데? 제가 종로에서 손님을 기다린 거니까, 제가 찾은 거죠.”
이 상황에서 누가 먼저 찾은 건가라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문제로 아옹다옹하는 건 웃겼지만 그로인해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졌다. 그한테 고추가 없다는 사실이 별로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저 이래봬도 탑입니다. 허허.”
분위기에 휩쓸린 그가 다소 무리한 농을 던졌다.
“아, 그렇게 보이세요.”
난 진지하게 대꾸하고 말았다. 몇 마디 실없는 농을 더 주고받은 뒤 택시는 목적지로 다시 향하였다. 아파트 어귀에서 인사를 나눈 뒤 내리려는 찰나에 기사가 명함을 건넸다.
“택시요금도 안 받았고 커피도 사줬으니, 명함 하나쯤은 부담 없이 받아 주실 수 있으시죠?”
얼떨결에 그 명함을 받아들고 택시에서 내렸다. 따지고 보니 내게 있어 그 택시는 현실 같은 환상에서 환상 같은 현실로 데려다 준 영매였다. 택시는 또다시 잃어버린 고추를 찾아서 떠났고 나는 마치 잃어버린 무언가를 기다리듯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렇게 마냥 기다리다보면 내가 찾아야만 할 무언가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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